겉보기엔 아담한 가게지만, 들어서는 순간 고소한 빵 냄새에 정신이 살짝 몽롱해진다. 이곳은 이스트 대신 천연발효종을 사용해 빵을 굽는다는 점에서 확실히 다르다.
보통 이스트 들어간 빵은 많이 먹으면 속이 더부룩한데, 밤가시 베이커리의 빵은 그런 게 없다. 식사빵으로 먹어도 부담 없고, 속이 편안해서 한 번 먹으면 계속 생각난다. 게다가 빵 식감이 정말 쫄깃쫄깃하다. 입에 넣었을 때 쫀쫀한 반죽의 탄력이 느껴지고, 씹을수록 고소한 풍미가 퍼진다. 제대로 된 발효를 거친 빵이 어떤 건지 확실히 보여준다.
가게 한쪽 벽에 걸려 있는 오래된 신문기사에는 이 가게의 뿌리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. 부모님 두 분 다 제과·제빵 자격증 시험에서 뛰어난 실력을 입증한 분들이고, 그 정통 기술과 장인정신을 자녀가 이어받아 지금의 밤가시 베이커리가 탄생한 것이다. 가업을 그대로 이어받아 운영 중이라는 점에서, 이곳 빵엔 단순한 기술을 넘어선 정성과 시간이 느껴진다.
가격대는 4천 원 중반 정도. 요즘 물가를 생각하면 전혀 부담스럽지 않고, 천연발효종이라는 점까지 감안하면 오히려 착한 가격. ‘제값 한다’는 말이 딱 맞는 곳이다.
모카빵, 바삭한 초코 쿠키, 그리고 독특한 비주얼의 흑임자 치즈빵까지. 하나같이 손이 정성스레 간 느낌이고, 그만큼 맛도 진하고 든든하다.
내부 인테리어도 소박하면서 따뜻한 감성이 잘 묻어난다. 선반 위 아기자기한 소품들과 인증서, 라디오, 작은 화분까지 전부 분위기를 더해준다. 단순한 빵집이 아니라, 한 가정의 역사와 땀이 쌓인 공간처럼 느껴진다.